박태환 "200m도 경쟁력 갖췄다"

by 하늘소 posted Apr 2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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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200m도 경쟁력 갖췄다"


【울산=뉴시스】권혁진 기자 = '마린보이' 박태환(23·단국대 대학원)이 자유형 200m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박태환은 20일 울산 문수수영장에서 열린 제84회 동아수영대회 남자일반부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6초09로 정상에 올랐다.

1분46초09는 자신이 보유한 한국기록(1분44초80)에 근접한 기록이다.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한 탓에 제컨디션이 아닌데다 낮은 수심 등 열약한 환경 속에서도 올 시즌 세계 4위의 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사실 박태환의 주종목은 자유형 400m다.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영광을 안겨준 것도 자유형 400m였다. 반면 200m는 신체조건과 파워가 월등한 서양 선수들에게 밀린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라이언 록티(28), 마이클 펠프스(27·이상 미국), 파울 비더만(26·독일)에 뒤진 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깔끔해진 턴 동작과 길어진 잠영 등에서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뽐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초반 100m를 51초78만에 돌 정도로 페이스가 좋았고 약점으로 지적됐던 잠영이 눈에 띌 정도로 보완됐다. 돌핀킥도 힘이 붙은 모습이었다.

박태환은 "그동안 스피드 훈련을 많이 했다. 지금은 펠프스와 록티, 비더만과 경쟁할 수 있는 실력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세 선수가 나보다 나은 기술이 있지만 경쟁을 해서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볼 코치 역시 200m에서도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씀해주셨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더욱 긍정적인 대목은 '억지로'가 아닌 '자연스러움'이다.


박태환은 "가장 중요한 것은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턴 동작과 잠영이) 잘 됐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의식적으로 했는데 지금은 자연스럽게 됐다"며 "잠영을 15m도 할 수 있지만 15초가 걸리면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앞으로는 거리도 늘리면서 스피드를 확보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담팀에서 자유형 400m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안하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은 200m에서는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으면 멋있겠다는 말을 하시더라. 듣고 나서 나도 그래야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고 웃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마이클 볼(호주) 코치는 "세계선수권에서는 150m까지 너무 처져서 따라 잡기 힘들었다. 최대한 펠프스, 록티와 근접해야 한다. 그러면 이길 수 있다. 상하이에서도 마지막 50m는 박태환이 가장 빨랐다"고 분석했다.

4년 전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박태환은 디펜딩챔피언 자격으로 런던 올림픽에 나선다. 부담감 보다는 즐기는 눈치였다.

박태환은 "4년 전과 몸 상태는 비슷하다. 훈련은 그 때보다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남은 훈련을 잘 해내면 올림픽도 잘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동아대회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친 박태환은 당분간 훈련과 휴식을 병행한 뒤 오는 30일 4차 전지훈련을 통해 출국한다.

6월7일까지 지속되는 전지훈련 중 미국 산타클라라 대회(5월31일~6월3일)와 LA대회(날짜 미정)에 나서 런던올림픽 대비 실전감각을 익힐 계획이다.